곧 방학입니다. 개강할 때의 마음가짐과는 달리 해이해진 것이 느껴집니다. 맨큐한스푼조는 입학하기 전부터,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모여 만든 조입니다. 서로 말고는 친구도 없어서 네 명이서 어찌어찌 국부론도 읽고 맨큐의 경제학 연습문제도 풀었습니다.
저희는 국부론 상권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상권을 읽기로 한 것은 분량의 부담때문이었고, 제 개인적으로는 우리 조를 크게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큰 의미를 담는 것은 아니고, 국부론 상하권을 다 읽는 것은 힘들텐데, 상권만 해도 걱정이다. 토론의 질이 괜찮긴 할까? 놀기만 하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원들은 알아서 주제도 잘 정해오고 토론 시간에도 본인의 의견을 잘 피력해줬습니다. 저희는 각자 맡은 파트에서 키워드를 뽑아 그 키워드와 관련된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1편 11장이라면 <기술 진보가 실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논해보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사회과학부 학생으로서 평소에 밥먹다가도 하던 토론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조는 조모임 자리에서는 최대한 경제학적인 분석을 이용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맨큐의 경제학에서 배운 신고전학파적인 면모를 자기 의견의 뭐랄까요, 반면교사처럼 삼아서 얘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네 명 모두 사상이 엇비슷해 복지는 최대한! 실업은 사회문제! 이런 주류 의견이 있었지만, 그 안에서 세세히 의견이 갈라지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토론을 통해 조원 모두 국부론을 세세히, 완전히, 충분히 이해했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아담스미스의 생각을 엿보고 그에 반박하는 형식의 토론이 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경제학개론을 배워나가는 학생들로서는 국부론을 최대한 재밌게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개론이 두 학기 동안 하는 수업이었다면 더 깊은 토론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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