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으면서 맨큐에서는 친절하게 가르쳐주지않았던 경제의 개념이나 그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시대적으로 차이가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마르크스나 맨큐와 비교해가며 조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읽는것은 더욱 큰 도움이 되었다. 내년에 후배들도 국부론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수민: 국부론을 읽기 전 국부론에는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만 주구장창 나올 줄 알았다. 또한 주류 경제학의 뒷받침이 되는 사람이기에 무척 개인주의적이며 노동자와 피지배계층사람들을 천대시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고 조원들의 도움을 받아 애덤스미스의 이론을 다시 보니 내가 애덤스미스를 오해하고 있었던 것을 알았다.
또한 애덤스미스는 현재 이렇게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 등을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이론을 설명했기에 현대에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국부론을 읽으면서 단지 애덤스미스만 본 것이 아닌 마르크스와 비교하면서 읽고 토론하니 좀 더 이해가 잘 가고 어떤면에서 다른지 어떤점이 더 현대와 잘 맞는지 등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장윤호: 사실, <국부론>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거나 혹은 너무 자명한 것을 자세히 분석해놓았다는 인상을 때때로 받았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애덤 스미스는 왜 그런 식으로 생각을 했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스미스가 <국부론>을 쓰던 때는 바로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대임을 떠올려보니, 스미스의 작업은 자본주의적 경제질서에 대하여 (오늘날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명해진 것들이라 할지라도) 거의 처음으로 분석·설명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현재의 시각에서는 사실과 다르거나 혹은 당연해 보이는 것을 아주 자세히 설명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점에서 <국부론>은 계속해서 읽힐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아주 많은 문제들을 일으켜왔고, 이제는 전혀 다른 체제로 이행하거나 중대한 변화를 겪지 않고서는 유지가 안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도달한 이상, <국부론>에 담긴 논의를 넘어서 새로운 비전과 대안, 체제를 모색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푸른: 경제학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보겠다는 목적으로 국부론을 읽었다. 예상치 못하게 역사·지리·사회·문화 등 방대한 상식을 배울 수 있었다. 경제학이 태동하던 시기의 책이라 그런지 현 시대와 괴리가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부=행복”이라는 도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잡혀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로 인해 불평등은 인류에게 불가피하며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많은 학문들이 인류가 쌓아온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들어간다. 국가의 존재, 노동의 가치, 인간의 본성 등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가장 주류로서 영향력을 가지는 견해는 확실하다.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은 딱 한 번 나왔다. 이 한 구절에 스미스가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 사회 메커니즘 등이 다 들어있었다. 이 말이 그다지 논리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한 마디는 불평등과 시장만능주의를 방관하는 용도로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한편, 나 또한 굉장히 비논리적이고 감성적이며 비주류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나의 생각을 확고히 하기 위해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겠다. 혼자 읽었으면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토론을 통해 짚고 넘어갈 수 있었다. 또한, 조원들의 질문과 의견을 통해 부족한 논리를 확인하고 보충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방학동안 내가 지향해온 녹색 가치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특히 기본소득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같은 가치를 공유하며 나를 지지해주는 조원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은 것이다. 조모임을 통해 얻은 지식과 에너지를 토대로,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대안들을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가며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지금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 내가 바라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 권력형 부패가 불가능한 세상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2학기에 맨큐와 국부론을 공부했던 것은 앞으로 공부를 해 나가는 데 있어 좋은 자극이 되었다. 주류 경제학에 반감을 느끼는 데 반박하기 힘든 사람, 스미스를 오남용 하는 학자들 때문에 편견이 생각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자신의 견해를 세우는 발판이 될 수 있으니, 대학시절 동안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정경직: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은 굳이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이다. 그러나 그 두꺼운 책의 모습에 지레 겁먹고, 막상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번에 과제로 읽지 않았다면, 국부론을 펼쳐볼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바쁜 학기 중에 국부론도 읽고 의견을 나누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만큼 유익한 시간이었다.
만약, 이렇게 스미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스미스를 그냥 자유주의의 뿌리 정도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국부론을 읽고 느낀 것은, 스미스가 왜 자유주의를 주장했으며, 사유재산을 중요시 여겼고, 그 역사적 배경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스미스는 영국의 산업혁명이 일어난 직후이자,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이전의 시기를 관찰했을 것이다. 즉 스미스는 중세봉건질서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시기를 관찰한 것이다.
봉건질서 아래에서는 ‘소유권’이 지금처럼 당연한 권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때문에 스미스의 저술에는 부당한 수탈을 걱정하는 하위계급들의 우려가 잘 나타나 있다. 스미스는 이런 배경아래에서 소유권을 정당화하고, 이렇게 정당화한 소유권의 토대에서 오히려 국부를,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봉건질서를 넘어서려 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는 마치 케인즈가 한계소비성향을 도입해, 경제적 분배를 당위와 도덕적 문제가 아닌, 효율성과 경제적 문제로 전환시키는 것처럼 느껴진다. 스미스는 개인의 소유권과 자유를 도덕적 가치로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릴만하다.
스미스의 경제학적 논리는 ‘보이지 않는 손’한 구절에 압축될 수 있다. 이 짧은 구절에 시장경제와 자유주의의 핵심이 다 담겨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스미스를 극단적인 시장주의자라고는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특정계급의 이익이 오히려 사회의 이익을 해칠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우려를 계속해서 표현하고 경계하였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스미스는 오히려 사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스미스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지점들을 해소할 수 있었고, 동시에 스미스가 주류 경제학의 토대가 되는 논리를 마련한 지점들도 확인할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정혜진: 참 긴 시간이었다. 이렇게 길게 조별모임을 해본 것도 처음이었고, 한 책을 그것도 고전을 한 학기동안 붙잡고 씨름했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공교육을 받지 않았던 나로서는, 함께 공부하는 경험이 신선하고 소중하게 다가왔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학 개론을 수강하는 다음 학생들도 이런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특별히 우리 조는 아담 스미스에 대한 오해를 푸는 동시에 맑스의 이론과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미지의 영역에 대해 알아가고 새로운 어휘를 습득하며 (오히려 대학에서 느끼기 힘든)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다. 김수행 교수님의 각주를 해석해주고, 맑스의 자본론을 조원들에게 풀이해준 정경직군에게 감사를 표한다.
스미스의 이론이 현재 주류 경제학파의 토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나, 그들이 스미스의 이론을 심하게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스미스는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또한 자유로운 개인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옹호한다. 그러나 그는 끝없는 이기심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이기적인 마음도 공공의 이익으로 전환가능하단 사실을 증명해낸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가 빈민에 대한 연민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느껴진다. 그들에게 공감하고 동시에, 그들을 부리며 특권을 누리고 음모를 만드는 이들을 비판한다. 그리고 유명한 개념인 ‘보이지 않는 손’도 단 한번 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개념에 대한 설명이 모호하게 이뤄진 탓에, 당시 신흥자본가 계급과 현재의 주류 경제학파의 사람들이 코걸이나 귀걸이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스미스의 서적을 직접 읽어내며 오해를 타파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유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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