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론 개인 감상문>>
국부론 소감문
학기 중 공식적인 국부론 읽기를 마치며...
이하은(king of 시간약속)
국부론을 나는 초등학교 사회시간 아니면 중학교 사회시간에 처음 들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선생님께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며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한 사람이라고 했다. 교과서 한쪽의 날개부분에 애덤 스미스의 얼굴 조각상과 함께 조그마하게 ‘국부론의 저자.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경제를 이끈다고 주장했다. 라고 써져 있었다.’ 그때 언젠가는 이 책을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렇게 읽게 될 줄은 몰랐다.
국부론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놀라움이었다. 애덤 스미스의 꼼꼼함에 대한 놀라움이었는데 그가 왜 학자인지 알 것만 같았다. 특히 화폐의 가치, 주화의 가치들을 이야기 할 때는 정말 그의 꼼꼼함에 이런 것이 학자적 기질인 것인가 하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난 사실 그 장을 몇 장 읽고 나서 과연 내가 이 부분을 다 읽어야 하는 것인가 고민했었다. 정말 자세했었다. 또 애덤 스미스는 모든 상황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다 분석을 했었다. 책 속에서 그의 끈기와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국부론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실 국부론 11장 제 2편을 토론 할 때였다.
그 장과는 전혀 다른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친구들에게 “애덤 스미스가 기계가 인간의 모든 노동을 대체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는 생각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잠깐 동안 기계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만약 애덤 스미스가 살아있다면 정말로 묻고 싶다. “당신은 기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하고 말이다. 그는 아마도 기계에 대해 긍정할 것 이다. 분업이 가능했던 이유중 하나는 기계의 발명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는 노동을 수월하게 해주고 단순하게 해주는 많은 기계의 발명으로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의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국부론 11p). 라고 자신의 책에 적었다. 하지만 기계가 완전히 인간을 대체할 수 있게 된 이 세상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기계는 인간과 달리 지치지도 않고 피곤해하지도 않는다. 불만도 없다. 게다가 언제나 오차가 없이 일정하게 모든 일을 처리한다. 모든 일을 기억하고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과연 인간을 기계가 대체해버린다면 인간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이야기 할까?
이것도 지금하고 있는 이야기와 멀어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얼마 전에 ‘EBS 다큐프라임 철학하라 2부 마음의 조건’편을 보았다. 거기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생각에 뭔가 더 깊은 게 있다고 믿어요.”
인공지능과 다르게 인간만의 특별함, 그 특별함은 무엇일까. 인간의 감정 또한 알고리즘이라 그대로 프로그래밍해서 넣기만 하면 된다는 데 과연 애덤 스미스는 무엇이라 답할까.
애덤스미스는 이전의 봉건적인 질서를 깨고 개인이 존재하는 사회도 잘 운영될 수 있다고 증명해낸 학자다. 이것이 과거의 이야기라 내가 흥미를 좀 덜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에 애덤스미스가 해낸 것과 같이 기존의 질서를 깨는 혁명적인 일을 현재에서 찾는다면 아마 저 4차 산업혁명과 인간의 삶에 대해서 답해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아직 읽지 못한 국부론을 읽어가며 애덤스미스가 그 당시 사회를 깨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더 느끼며 나도 그처럼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사회변화를 어떻게 맞을지 고민해보고 싶다.
p.s//: 우리 조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만큼 올 수 있었다. 조원들에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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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 소감문
김도연(king of 서기)
중학생 때 처음 ‘보이지 않는 손’을 배웠다. 별 생각 없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아, 세상에 이런 게 있구나.’ 이 정도? 시험에 나올 거 같다. 이 정도였다. 조원을 모으고 처음 모여서 국부론을 얼마나 읽을까 회의 할 때도 국부론을 공부하고 싶어서 상. 하권을 읽자고 한 것 보단 내가 살면서 언제쯤 국부론을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 국부론을 읽어 본 결과, 명확히 알겠다. 내 머리는 경제학을 포용하기엔 너무 소박하다. 국부론을 자본주의 역사책으로 봐도 괜찮을 거 같다. 스미스는 유철규쌤이 말한 봉건사회에서 벗어난 개인들의 선택, 그 선택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지대, 이윤, 임금의 변화와 화폐 창출의 역사를 면밀히 분석하고 고대 로마때부터 국부론이 쓰인 76년도까지 있었던 모든 시장거래의 역사를 집대성하였다. 애덤 스미스는 천재가 분명하다. 기질이 다른 게 틀림없다. 이정도의 정보량을, 이렇게 면밀하게, 구석구석, 존경스럽다.
스미스는 자유주의를 외친다. 자본주의 분자가 과포화상태에 이른 우리 사회 입장에서 볼 때 순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상적인 자유주의를 외친다. 스미스는 농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중상주의의 독점과 착취를 비판한다. 스미스는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서술한다. 자본가의 권력을 인정하고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노동자가 약자가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의외의 이야기들이다. 제국주의는 자유주의 사상마저 버린 자본주의의 새로운 양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제국주의가 여전히 자본에 깃들어 시장경제를 조정한다고 생각한다. 국가권력 사이에서 치러지는 무역 경쟁과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착취, 대기업들의 독점, 제국주의에서 나타는 양상과 다를 것이 없다. 스미스는 제국주의 시절에 시행됐던 식민지 정책을 비판했다. 독점으로 인한 이윤 창출이 비효율적이라고 말하며 이런 경제 정책은 시장의 효율성을 망친다고 했다. 아주 조금이지만 피식민지 사람들의 수난을 언급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제국주의 식민지 정책을 비판했고, 우리는 식민지 정책이 여실히 생존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스미스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자유주의는 현재의 자본주의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괴물이 된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비난했었는데, 나는 뭣도 모르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미스의 모든 이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 바탕으로 깔려있는 백인 우월주의, 식민지 원주민을 야만인이라고 깎아 내리는 것, 그리고 경제학 입장에서 서술 할 분이며 윤리적,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 점들까지, 스미스가 내 생각만큼 잔인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옹호하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 조모임은 유익했다. 그 중 가장 유익하다고 느낀 것은 시장자유주의를 광신하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의 아버지는 애덤 스미스를 들이밀면서 비판할 수 있을 거 같다는 것이다. 한 학기동안 참 좋은 걸 얻은 듯싶다.
아쉽게도 마지막 한 편을 남기고 학기 중 모임은 끝이 났다. 그래서 마지막 편에 무슨 이야기가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종강 후에도 조모임을 이어가기로 했으니, 오우, 내 뇌는 편히 쉴 날이 없겠구나. 일해라 김도연의 뇌. 한 학기 조모임을 하면서 서기를 맡았다. 그리고 종강 후에도 서기 김도연의 삶은 이어진다. 일해라 김도연의 손가락. 타자 속도가 늘어서 행복하다. 하하. 철규쌤은 경개 조모임 한 학기를 하면 서로 원수가 되거나 더없는 친우가 생길 거라고 했는데 다행히 우리는 후자 쪽이다. 다들 한 학기 고생했고, 1월에 하얀 눈송이와 함께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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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 모두 내년에도 국부론을 읽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와우.
교수님은 말씀하셨지
장윤석(king of 발제)
교수님은 말씀하셨지. “아마 한 학기 동안 웬수가 되던지, 둘도 없는 끈끈한 사이가 되던지 할 겁니다.” 우리 조는 후자였다. 둘도 없는(아, 다섯이려나.) 끈끈한 사이가 되어, 이 연을 방학에도 이어나가기로 했다. 주 2회 만남에, 주말 번개에, 1200p 국부론에, 끊이질 않는 어려운 과제에도 조모임은 즐거웠다. 매주 목요일 아침,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무거운 국부론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묘한 설렘이 있었다. 인간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는데, 나는 우리 조원들의 유인에 반응했나보다. 정말, 좋았다.
국부론, 한 학기 전만 해도 정말 이름만 들어본 쨩쨩 고전이었다. 누군가 ‘론’으로 끝나는 고전은 손도 대지 말라던데, 내 의도와는 관계 없이 손을 대야 했다. 처음에는 살살(?) 할 생각이었다. 상권만 읽던가, ‘청소년을 위한 국부론’으로 짧게 끝내던가. 그런데 교수님께 내 잠자는 학구열이 깨워지고 말았다. 화려한 언변에 홀려버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니 이미 은빛의 거대한 국부론上下권이 책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왕 할 거 잘해보자란 생각으로 열심히 계획서를 세웠다. 발제자를 돌아가며 정하기로 했고, 이 선택은 탁월했다. 우린 자주 일상에 치여 정해진 부분을 읽지 못하고 모임에 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발제자가 쉽게 설명을 해주어 처지지 않고 함께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독서의 참맛을 듬뿍 얻어가는 듯하다.
국부론을 읽고 난 소감을 간략하게 전하자면, ‘자본주의의 앞잡이’로 애덤 스미스를 바라보는 것은 책을 안 읽어서 그렇다. 내가 그랬다. 어설프게 든 빨간 물로 자본주의를 비판, 아니 비난하고, 매도했다. (지금은 무지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스미스는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있었다. 특히 노동자에 대한 그의 언급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노사관계에서 사용자 측이 유리하다 말했고, 노동자가 파업을 하는 것도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라 설명했으며, 중상주의가 그들의 이익만을 챙기느라 노동자를 쥐어짠다고 한탄한다. 그의 글 곳곳에서 이러한 감수성이 느껴진다. 이러니 ‘자본주의의 앞잡이’라는 말을 취소할 수밖에.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맨큐와 스미스의 차이에 대해 유의하며 책을 읽었다. 맨큐는 철저한 과학적 방법론(Science method)만이 경제학이 추구해야 할 길인 것처럼 말한다. 그는 실증과 규범의 구분으로 경제학자와 정책조언자를 구분하는데, 맨큐가 정의한 경제학자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냉혹한, 실증적 주장만을 하는 인간인 듯하다. 나는 이것에 동의할 수 없다. 모든 실증적 주장은, 그 또한 규범적이다. 맨큐는 실증주의 과학관의 크나큰 한계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객관적이라 믿는 오만함으로 일체의 주관적 가치를 배제한 순수한 관찰을 하고 있는 양 군다. 그러나 스미스는 당당하게 자신의 주관적 가치를 드러낸다. 실증적 주장뿐 아니라, 규범적 주장도 서스럼 없이 한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중상주의에 의해 주로 장려되는 것은 부자와 권력자의 이익을 위한 산업뿐이다. 가난한 사람과 빈궁한 사람의 이익을 위한 산업은 너무도 자주 무시되거나 억압을 받고 있다.(794p)”, “독점은 반드시 그 사회에 해롭다.(779p)” “원주민을 기독교도로 교화시킨다는 경건한 목적이 이 ‘부당한’ 계획을 신성화했다.688p” 등이 있겠다. 도덕감정론의 저자답게, 인간의 기본적 윤리와 도덕에 주목한다. 자신의 윤리관과 가치관이 삽입되는 걸 경계하지 않는다. 맨큐와는 확연히 다르다. 즉, 시원시원하다. 감동이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경제학을 전공하기로 했다. 이유야 차고 넘치지만, 우선 아끼도록 하겠다. 다만, 국부론이 이 선택에 한 몫 했다는 것만은 말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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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학기 경제학개론 <국부론> 모임 후기
박상희(king of 열정토론)
사실 국부론은 내 고통의 근원이었다. 2학기가 시작되던 올 여름. 나는 학교 공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온 사방에 투덜거리고 다녔다. 갑자기 주류경제학을 배우게 되어 당황스러웠고, 살면서 한번쯤 <국부론>을 읽어야겠다는 결심 따위를 한 적도 없었다. 다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꾸역꾸역 국부론을 읽어나갔다. 추석 연휴로 열흘이 주어졌을 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국부론을 읽는 데 보냈다. 하루 종일 끙끙거리며 국부론을 들고 신음했지만 이해한 것이 거의 없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이론적인 책이 처음이었다. 단상들만 생각이 난다. 아담 스미스는 노동, 이윤, 지대가 연간생산물을 구성하는 사회가 가지는 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사회가 그다지 평등하지 않다는 것도. “나는 지주로 살고 싶어.” 토론을 진행하는 중 규원이가 자주 했던 말이다. 스미스는 이런 사회에서 때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괴롭게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럴 때마다 강한 자를 탓하는 일갈을 날렸다. 스미스가 자본주의적인 사회이론을 만드려 했다기 보다는 사회가 자본주의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기록했다는 쪽이 맞는 것 같았다.
<국부론> 읽기는 제 3편에 들어가면서 점점 재미있어졌다. 그즈음 우리는 때로는 피츠버그 홀에서, 때로는 야외 탁자에서, 수목원에서, 와플킹 이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모임을 가졌다. 피츠버그홀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다. 팀원 중에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 두 명이나 되었다. 공부를 하는 와중에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랜드 피아노를 다섯명이 둘러싸고 서서 토론을 벌였다. 제 3편부터 스미스는 기존(1,2편)에 설명해놓은 이론들을 가지고 현 시대(1776년)에 대한 주장을 펼쳐나간다. 1,2편보다 정리하기도 편하고 무엇을 말하는지도 명확했다.
스미스가 부(富)란 금/은이 아니라 토지의 가치와 노동자가 생산하는 가치라고 여러번 주장하는 것 같아서 나는 점점 스미스에게 정이 갔다. 그는 ‘중상주의’와 ‘독점’에 대해 비판했다. ‘농업을 경시하고 상업만을 중시하는 것.’ 제조업만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원료 가격을 낮추는 등의 온갖 조잡한 정부정책들. 주변국들보다 더 돈을 많이 벌려고 시행하는 온갖 쪼잔한 속임수들. 식민지로부터 독점적이고 우월한 이익을 얻으려 하는 그 모든 비겁한 짓거리들을 모두,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시장을 자유롭게 놔 두는 편이 더 이득이다. 심지어는 식민지를 없애는 편이 더 낫다고까지 주장했다. 식민지도 자유로운 시장에서 거래한다면 식민모국과 식민지 양측 모두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영국은 스미스의 말을 듣지 않았지” 토론을 하던 중 나온 말이다.)
스미스의 말을 쉽게 신뢰하기 되진 않았다. 경제학개론 수업시간에 듣는 멘큐도 같은 것을 주장했다. 자유로운 경쟁시장(자기조정시장)이 좋은 이유에 대해 매일같이 설명하고 싶어했다. 자본의 권력이 국가의 권력보다도 강해진 시대에 사는 나는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중농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미스는 일순 뜨거워진 것 같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조선은 중농주의 국가였을 것이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지만. 파리의 “중농주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농업을 장려한다고 해서 여타 상업국을 앞지를 만큼 끝없는 발전이 있으리라 보지 않는다. 중농주의도 아니고 중상주의도 아니라면 세상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들면 바로 논의를 함께 해볼 수 있는 동료가 있었다. 칠판에 아담 스미스의 주장에 대해 적으면서 서로 설명해주었다. 입꼬리를 올리면서 스미스를 비꼬았고, 커다랗게 웃으면서 서로의 주장에 대한 논박을 펼쳤다. 낙엽이 떨어지던 날도 있었고, 첫눈이 오던 날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신선놀음 같았다. 직하학궁에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대학생활이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한 학기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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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 마지막 조모임을 끝내고..
박규원(king of 의외의 열정파)
안녕 여러분의 짐 덩어리 규원입니다. 마지막 조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며 그간 있었던 일들을 쭉 생각해보았다. 어색하기만 했던 첫 만남... 당시 지구를 지키기 위해 경제학 첫 수업을 빠진 나는 두 번째 수업에서 경제학 수업에서 조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한다. 1학기를 개망나니로 보낸 나는 학교에서 친구를 셀 때 손가락 5개면 충분한 상황이었고, 그마저도 월수 반 수업에는 도연이 뿐이었다. 때문에 나는 도연이 에게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를 조에 받아줄 수 밖에 없도록 비굴, 쭈굴 한 카톡을 보냈다. 그렇게 우리의 5명의 역사는 시작 되는 것이었다.. 조에서 아는 사람이라곤 도연이 한명 뿐... 나머지 4명이 나를 어떤 식으로 생각 할지는 뻔한 것이었다. 때문에 초기 조모임에서 내가 가졌던 생각은 너무 열심히 하지도 말고 너무 대충하지도 말고 적당히 하자. 라는 생각이었다. 딱 그정도 생각으로 국부론도 접했던 것 같다. 교수님의 화려한 언변에 우리 조는 어느새 상권 하권을 모두 읽을 계획을 짜고 있었지만, 당시 나는 하권은 사지도 않았고 상권이라도 다 읽으면 다행이지 라는 비관만만 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은 굴곡 있던 국부론과 우리 조의 첫 만남은 어쩌면 조금 지루했고 어쩌면 조금 긴장되었다. 누군 안 그러겠냐마는 나는 어색한 사람들과 있을 때 말수가 극히 적어진다. 때문에 토론 하는 시간 내내 입을 다물고 있었던 2번째 모임 그리고 입 다물고 있을텐데 국부론을 굳이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우리가 좀 더 활기 있고 재밌어 진건 하자센터에서 모였던 때 이름을 정하면서부터 아닌가 한다. 그동안 냉철함과 분석적인 국부론을 읽으면서 딱딱하기만 했던 우리 모임이 조 이름을 정하면서 조금 씩 농담을 하고, 애덤 무쌍스 같은 소리를 하면서(농담이 아니었던 친구들도 있지만) 분위기가 풀렸다고 생각한다. 그 즈음에 맞추어 우리는 노동가격 진실가격 화폐가격 등이 국부론에서 튀어나온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스미스를 보면서 빌어먹을 맨큐의 앞잡이 라고 생각했던 나는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국부론 또한 그저 과제로 읽던 책에서 조금은 부드럽게 나에게 다가왔다. 애덤 스미스 그의 보이지 않는 손과 하이파이브라도 한 기분이 들었다. 이때부터 나는 우리의 모임이 즐겁고 국부론 읽는 것도 즐겁다고 하긴 무리가 있지만 덜 고통스러워졌다.
이렇게 내 마음이 열리고 주춤주춤 다가가던 우리가 급속도로 가까워진건 아마도 음악과 함께하는 국부론 시간부터 였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어쩌다 나온 피아노를 주제로 이야기 하던중 대뜸 하은이가 피츠버그홀을 빌렸다는 이야기를 톡방에 남겼다. 난 사실 책상도 없는 피츠버그 홀에서 토른이 잘 진행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것이었다. 우선 아침 일찍 모이면 지각 하는 법이 없는 자칭 피아노 잘 못치는 하은이는 우리를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로 맞아준다. 그리고 독학파 윤석이가 치는 조금 서툴지만 생기 있던 피아노, 상희의 클라리넷(개인적으로 클라리넷과 합주했을 때가 가장 듣기좋았다), 그리고 듣기전문가 도연 규원.. 피츠버그홀 에서 모이면서 우리는 서로서로 가까워졌고 그 이후 우리의 월요일(교수님의 깜짝 과제 및 맨큐 연습문제풀이), 목요일( 국부론 읽기), 주말 벙개( 교수님이 너무 깜짝 놀라게 하셨을 때) 는 와플 킹, 수목원, 다목적실, 미가엘관, 우리 집, 상희 집에서 힘들지만 즐겁게 진행했던 거 같다. 윤석이의 조장인 듯 조장 아닌 조장 같은 리더쉽, 하은이의 근면함과 늘 허를 찌르던 질문들, 상희의 슈퍼 엉뚱함과 예고 없이 불타오르는 집중력과 학구열, 아마도 제일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서기를 맡아 늘 상 정리를 해주던 도연이, 그리고 나의.... 나의... 뭐 어쨌든 우리조가 최고다. 영영 이별하는 것처럼 써놓았지만 방학 때도 우린 모임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또 보자구 친구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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