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1 - 조별로 많은 과제가 있었다. 그중 비중을 제일 많이 차지한건 국부론 토론이었다. 한국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슨 말인지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은 답답한 책이었다. 읽으면서 교수님 원망도 살짝 아주 살짝 했지만 종강을 한 지금 왜 읽으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간다. 국부론의 내용을 알고 국부론만을 위해 조를 짜고 모임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국부론 토론을 하면서 동기들과의 많은 시답잖지만 소중한 대화를 나눴고 쓸모없는 대화중에서도 툭툭 튀어나오는 중요한 말들 때문에 하나둘씩 성장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후배들은 국부론보다는 좀 더 쉬운 책으로 과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원2 - 국부론은 너무 힘든 과제다. 이해하기도 힘든데 토론까지 해야 하다니. '분업'이나 '노동'이라는 하나의 단어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글을 보며 애덤 스미스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의 주장을 조원들과 토론하다보니 국부론 내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점도 많다는 걸 느꼈다. 책 속의 그는 여전히 옛사람이라 그런가, 이제 경제학의 아들 정도 되는 사람의 글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조원3 - 이번 학기 조별 모임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수많은 동기들 사이에서 7명이 모여 하나의 조가 만들어져서 매주 한 번씩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는 시간이 참 좋았고 의미 있었다. 다들 최선을 다해서 책을 읽어오고 각자의 의견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훌륭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부론은 상당한 양과 더불어 내용적으로도 약간은 어려운 책이었지만 이번 조모임 국부론 토론이 그 어렵고 두꺼운 책을 펼쳐볼 수 있는 계기인 점은 분명하다. 과거의 경제활동이 생소하긴 했지만 그만큼 새롭게 다가왔고 오늘날과 비교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국부론 상, 하권의 많은 양을 정해진 기간 안에 쪼개서 하려다 보니 꼼꼼하게 읽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내년에는 후배들이 단순히 읽는데만 의의를 두는 게 아닌 좀 더 쉽고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을 잘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의 가벼운 책을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원4 - 국부론은 예전부터 경제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책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에는 내용도 너무 어려워 이해하기도 힘들어서 이걸 왜 읽어야하나 대체 이게 도움이 되나 싶었지만 읽을수록 우리 현재상황과 비슷한 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읽기가 어렵긴 하지만 차근차근 읽다보면 나름의 재미도 있었고 유명한 국부론을 조원들과 비판을 하면서 읽는 것도 흥미로웠다. 다만 좀 더 쉬운 내용의 책으로 했다면 좀 더 얻는 것이 많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조원5 - 처음에 교수님께서 국부론이란 책을 조별로 읽으라고 하셨을 때엔 마냥 우려스럽기만 했었다. 그런 생각을 안 하려 해도 안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책 자체가 오래되기도 했었고, 그 양이 방대해 보였기 때문이다. 첫 페이지를 펼치고 난 후 읽은 페이지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이해가 되기는커녕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난다. 다들 그 정도만 다르지 수월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더 이상 국부론 과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례를 연구하는 과제나 전공 책 자체를 더 자세히 공부하는 방식으로 가도 좋을 것 같다.
조원6 - 이제 막 2학기를 하고 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엄청난 조모임이었다. 매주 월요일 아침 10시마다 조모임을 했다. 모두가 친한 사이라 조모임을 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같이 밥도 먹고 재미있게 조모임을 한 것 같다. 하지만 국부론이 재미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상권, 하권 모두 하기로 한 우리 조는 기말고사 전까지 이 방대한 양을 모두 읽기 위해 고생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용도 재미없고 글도 어려웠다. 또 그 시대에만 가능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아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특히 식민지 부분이 그러했다. 내년 후배들이 국부론으로 조모임을 하는 것은 반대다. 경제학개론 시간에는 국부론 아니고도 연습문제 풀이와 토론 과제가 생기는데 국부론까지 하는 것은 사실 무리이다. 물론 국부론을 읽고 나면 얻는 것도 많다. 원래 국부론이라는 책이 필독서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부론은 확실히 지금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있다. 그래서 난 내년에 후배들이 국부론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조원7 - 국부론이라는 책을 보면서 가장 비참했던 건, 무려 300년 전에 나온 책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나 자신이었다. 저 때는 분명히 귀족제가 아직 남아있는 사회였고 귀족의 권위가 남아있는 사회인데, 신분제가 아예 무너진 우리나라에서 공감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현 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아 슬펐다. 그 외에 교수님이 수업시간마다 내 주신 조별과제 또한 내가 평소에 잘 몰랐던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되어 좋았다. 그러나 지금 내가 정치경제학 수업을 함께 수강하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내 생각이 비주류 경제학 쪽으로 흘러가서 주류경제학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주류경제학과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국부론은 참 좋은 고전이긴 하지만 내년 새내기들은 좀 더 쉬운 책으로 (예를 들어 같은 국부론이라면 좀 더 쉬운 버전으로, 아니면 자본론 쉬운 버전 등으로) 하면 경제학개론을 덜 어렵게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부론을 조별 과제로 토론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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