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
경제학개론 조모임
국부론 감상문
201422051 이상희 외 7명
1. 성상영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출간된 지 약 240여 년이 흘렀다. 다른 학문에 비해서는 짧은 감이 있지만, 두 세기 반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학문이 경제학이다. 오늘날 우리는 맨큐에게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으며, 신고전파 주류경제학 교과서 중에서도 주류인 그의 책은 240년 전 애덤 스미스의 책과 많이 다르다. 《맨큐의 경제학》에서 인간은 가격의 매우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묘사되며, 마치 기계처럼 맞물려 작동하는 그래프는 학생들을 위축시키곤 한다. 또한 맨큐에게 정치는 경제와 철저히 구분되거나, 경제학 방법론을 통한 분석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는 18세기 무렵 영국과 유럽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무역 및 국제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였다. 또한 그는 때때로 분업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기도 하고, 상인들의 부도덕함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부론을 읽는 한 학기 내내 스미스가 살아나 맨큐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줄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꼈다. 만약 스미스가 맨큐를 만난다면 이렇게 한 마디 하지 않을까? "이놈아, 보이지 않는 손(un invisible hand)은 그런 뜻이 아냐!“
2. 정재환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왜 나는 애초부터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마치 국부론과 애덤 스미스를 모두 아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일까? 생각이 이쯤 미치자 국부론에 대한 여러 궁금증과 호기심은 걷잡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수업의 과제로서 국부론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과제 완성’ 이상의 목표가 내게 있었다는 사실은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현대의 교육에서 애덤 스미스는 잘못된 방식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애덤 스미스의 일부만을, 어쩌면 가장 핵심적이지 않는 것만을 애덤 스미스의 전부로 묘사하고 있다. 이를 깨닫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국부론을 읽어 내려가며 그것에 담겨진 스미스의 역설을 더듬어 가기 시작할 즈음부터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스미스가 상품의 가치를 노동에서 찾았다는 사실은 내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국부론』에서 그는 시장 외의 다양한 국가의 제도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국가가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잘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입체적으로 고민하였다. 따라서 이런 그를 단순히 ‘수요공급법칙’과 ‘보이지 않는 손의 기적’ 따위만으로 설명해서는 그가 남긴 지혜를 왜곡하고 그의 지식을 음미할 기회를 막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3. 강요한
한 학기 동안 국부론을 읽고 첫 번째로, 고전은 세파를 이겨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간직하며, 자신의 가치를 현 세상에도 투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미스가 살았던 당시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에 발생하고 있으며, 스미스의 아이디어에서 파생된 생각들이 현재에도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두 번째로, 현 주류경제학이 아전인수 격으로 아담스미스를 이해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류경제학은 아담스미스를 경제학의 아버지라 치켜세우며 국부론에서 그의 말을 발췌하여 인용한다. 하지만 주류경제학은 아담스미스의 극히 일부만을 인용하였으며, 그가 이룩한 국부론의 중요한 가정들을 무시하면서 차용했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다시 국부론을 읽는다는 것은 주류경제학에서 이리 뜯기고 저리 뜯긴 아담스미스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아담스미스를 대면하여 그를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국부론을 통해 아담스미스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면서, 그 동안 본인에게 투영된 왜곡된 정보들에 대한 인식 그리고 뒤틀린 사실들에 대해 저항하고자 하는 반항이 일어났다. 고전 읽기는 옛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클래식, 가공되지 않는 날 것을 보는 것이고 생각된다.
4. 이상희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케인즈 좌파와 네오케인지안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뱀이 알을 먹을 때 그냥 삼키고 나중에 껍질만 내뱉는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이 껍질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학파가 나뉜다고 얘기 하셨다. 한 학기 <맨큐의 경제학>과 <국부론>을 읽으면서, 또 따로 경제학회를 통해 마셜의 <경제학 원리1>을 공부하면서 현재 주류 경제학이 뱉은 껍질이 고전 경제학과 그 맥락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열쇠라는 생각을 했다. 노동에 대한 스미스의 가치관과 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끝없는 견제,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향한 그의 상은 현대 주류 경제학에서는 잘 나오지 않지만 그의 생각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부분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만 초점을 맞춘 공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일 것이다. 여태껏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스미스를 이해했던 것 같다.
5. 김은식
이번에 나는 경제학 개론을 재수강하면서 국부론을 처음으로 읽게 됐다. 전에도 경제학개론에서 국부론 과제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 때는 팀원들이 전부 사분오열이 되는 바람에 국부론 과제는 하지도 못했다. 국부론을 읽은 감상은 흥미로웠다. 옛 사상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가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어떤 배경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여기서 경제학을 다시 볼 수 있는 한 영감을 얻었다. 이제 나에게 남겨진 과제는 지금 당면한 경제적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개론서를 우리가 아는 지식의 약도라고 생각한다면, 고전은 여행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다. 사회지식을 탐구하는 여행자는 이것들을 가지고 사회지식의 세계를 탐험해야 만 한다.
6. 이예지
이번 한 학기동안 맨큐의 경제학을 통해 자유주의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자유주의가 인간을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만으로 상정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꼭 합리적이지만도 않으며 꼭 이기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렇기에 주류경제학을 배우면서 석연찮은 구석이 많았다. 국부론을 처음 읽었을 때만 해도 그랬다. ‘교환은 이기심에 의해 촉진된다.’ 같은 문장을 보면서, 교환은 호혜성에 따라 일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졌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차이는 있다. 국부론은 다소 중농주의적이며, 시장개입, 노동자의 삶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노동을 중시한다는 점 등 현재의 주류경제학과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국부론을 읽기 전에는 다소 편협한 편견-자유시장의 비호자로써 노동의 가치에 대해 낮게 평가할 것이라는-이 있었으나, 역시 글은 읽어봐야 안다고. 섣불리 평가하지 말자.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다.
7. 김토일
경제학을 전혀 모르던 사람이라 현재 경제를 말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을 따라야 한다는 말로 경제를 이끌고 설명하는 주류 무리들에게 항상 속이 상하고 이 말을 한 아담 스미스에게도 불편한 감정이 있었다. 하지만 국부론을 끝까지 읽어내며 가장 깊이 느낀 것은 국부론에서의 노동, 교육, 경제의 전반적인 이야기와 교훈들은 빼먹고 저 ‘보이지 않는 손’만 남겨 쓰고 있는 이들에게 분노를 가지게 되었다. 아담 스미스와 국부론을 떠올렸을 때는 ‘경제학’이라는 단어만 머릿속에 떠올리게 했지만, 책을 읽고 그와 저서의 가치관을 받아들였을 때는 경제학만이 떠오른 것이 아니었다. 경제학이 사회의 주류에서 저변까지 모든 것과 다 연결되어 작용을 하는 것이고,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경제를 알아야함과 경제와 시장을 알기 위해서는 사회와 그 이면들도 같이 이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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