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동안 맨큐의 경제학과 청소년을 위한 국부론을 공부하며, 기존에 의문을 가졌던 경제 문제들에 대해 논리적으로 풀어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소위 ‘합리적인 인간’이란 무엇이며 또 사람들은 왜 이렇게 행동할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 것이다.
국부론 대신 청소년을 위한 국부론을 선택한 것은 혼자서 읽기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타이틀에 걸맞게 비교적 쉬운 언어들로 정제된 책에 비해서 국부론 그 자체로는 글자를 해독하기에도 난해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욱이 강의를 경제학개론 하나만 듣는 것도 아니고, 조원이 혼자다 보니 국부론 하나에만 매달릴 수도 없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학교를 오가는 길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었고, 대학에 와서 갓 경제학을 처음 배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 막연히 아담 스미스의 경제철학에 대해 서술하라고 한다면 아직도 막막하겠지만 대충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이해하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론 맨큐의 경제학과 병행하며 읽다보니 지금의 경제학과 틀 자체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느낌도 들었다. 물론 아담 스미스가 살던 시대와 지금의 삶은 큰 차이가 있고, 이 차이에서 비롯된 가치관의 차이도 있으며 틀이 같다는 말도 깊이 있는 이해 없이 나온 비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맨큐의 경제학과 국부론을 교차하고 병행시켜 가며 공부한 것은 분명 비가시적으로라도 사고의 진전을 도왔으리라 생각한다.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16년 한 해의 두드러지는 경제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평가를 내려 본 것이 그 증거다.
다만 힘들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두 책을 비교, 분석한다는 의도 자체는 좋았으나 추가적인 과제들도 있었고, 나는 아직 10중에 3까지 밖에 오지 못 했는데 이해는 5를 요구하고, 과제물은 8을 요구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10은 바로 이 국부론 리포트고. 물론 스스로가 더 관심을 갖고 경제학 공부에 더 성실히 임했다면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휴일 및 행사로 인한 휴강 등의 이유로 근 두 달의 빡빡한 강의 일정에 두 책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처사가 아니었을까. 차라리 경제학개론 강의가 두 학기에 걸쳐 있었다면, 맨큐의 경제학 진도도 충분히 나가고 국부론에 대해 이해할 시간도 충분했을 것이란 아쉬움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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